총선 투표소 알바
- 지난 주, 여자친구와 총선 때 알바를 했다. 무슨 역할을 해야되는 지 정해지지 않았고, 5:20 부터 18:30 까지 해야한다는 거만 알고 갔다. (투표시간 앞뒤로 30분씩 추가노동) 투표는 할 수 없었기때문에 미리 사전선거를 통해서 나에게 주어진 투표권은 행사완료했음.
- 아침 일찍 도착해서 24시간 맥도날드에서 배를 채우고, 투표장으로 가니 선거사무원 목걸이를 나누어준다. 역할은 즉석에서 배치되었는데 나는 투표하러 온 사람들 신분증 확인하면서 등재번호를 찾아서 종이에 적는 역할을 했다. 여자친구는 입구에서 안내를 하는 역할. 전체적인 투표 프로세스로 치면 여친은 첫 번째, 나는 두 번째에 해당되었다.
1. 신분증 확인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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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루종일 제일 많이 했던 말은 “신분증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유권자
신분증을 안가져온 유권자
선거원들에게 막말하는 유권자
선거원들에게 격려해주는 유권자 -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은 정말 피곤하겠다 생각과 함께, 모두가 존중받아야 하는데, 앞으로 이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감사의 한마디라도 더 드려야겠구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2. 문제점
- 지금 21세기인데 말로 확인하는 프로세스가 너무 구식이다!!
- 신분증 검사시 이름순, 생년순으로 색인이 된 명부에서 종이를 넘기면서 찾아야 한다. 왜 종이로 뒤적거려야 하는 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다.
- 이왕 등재번호를 수동으로 찾아야 한다면, 번호순으로 된 색인명부도 준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건 동사무소센터에서 준비를 깜빡한것인지, 선관위 규칙에 번호순은 없어서 준비가 안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등재번호만 알고 온 유권자도 일하는 내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확인을 해야하기 때문에, 결국 신분증에 이름이나 생년을 확인하고 등재번호를 다시 확인을 한다. 등재번호만 알고 온다고 해도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는 전혀 없다.
- 유권자의 등재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면(즉 투표사무소를 맞게 찾아왔다면), 종이에 등재번호를 입력하고 도장을 찍고, 옆에 테이블로 이동을 유도한다. 그리고 옆에서 확인용지 같은 것을 받는데, 이런 과정속에서 또 종이가 낭비되고 있다. 마지막에는 종이를 세면서 카운트를 확인하고, 수기로 메모를 하면서 안맞는다고 다시 반복하는데, 도대체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런 것들은 IT기술로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이다.
- 아무래도 기존의 프로세스를 바꾸고자 윗 분들을 설득하는 건 쉽지 않겠지. 노트북의 장비를 도입하는 건 예산이 부족하겠지. 그러나 정말 돈이 없는건지, 쓸데 없는 곳에 예산이 낭비되는지 알 수가 없다.
3. 해결방법
- 종이명부 대신 노트북에 엑셀파일로 정리되어 있다면 쉽게 검색할 수 있을텐데, 유권자가 투표소를 잘못 찾아왔다면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한 안내를 바로해줄 수 있는 등.. 종이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들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자투표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큰 단점은 조작에 대한 우려다. 유럽의 에스토니아 정부는 전자투표 시스템에에 대한 개발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하면서, 공정하다는 것을 증명함과 동시에, 기술강화를 위해 개발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 무조건 전자투표를 도입하자는 게 아니지만,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투자해볼 필요가 있다.
- 물론 법률, 행정 등.. 바뀌어야할 부분이 많겠지만, 내가 죽기전에는 분명 시행될 거라 생각한다.
4. 결론
- 앞으로 투표알바를 또 할지에 대해서는 그 때가서 생각을 해봐야겠다만, 다시는 안할 거 같다. 시간대비 투자로 치면 같은 100원의 수익을 내더라도 1시간을 투자해서, 10시간을 투자해서 얻는 가치는 전혀 다르니까..우리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 좋은 경험의 하루였으며, 내가 살아있는 동안 투표 프로세스가 얼마나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투표자도 편해야하고, 관리자도 편해져야한다. 바뀐다는 표현보다는 얼마나 더 발전하고 개선될 수 있을지.
- 투표소에서 하루종일 고생하신 모두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