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서울국제마라톤 완주 후기 (42.195km)

2017-04-01 by real21c

유일한 골드라벨 규격의 대회로 인증받은 동아마라톤. 나의 첫 번째 풀코스 마라톤 준비 과정의 기억들을 정리해본다.

1. 참가 동기

  • 2017년 3월 동마를 앞두고 열리는 제주국제울트라 마라톤100km 에 참가하려 했는데, 자격이 충족되지 못했다. (참가조건: 1년 이내 풀코스 마라톤 기록 보유)
  • 마찬가지로 2017년 6월에 열리는 거제지맥 70km 참가를 위해서 필요한 자격이 풀코스 마라톤이었다. (물론 기존 트레일러닝대회 참가 경험을 동급으로 인정해준다고는 했다)
  • 일부 트레일러닝(또는 장거리/울트라) 대회에서 참가자격 조건으로 풀코스 마라톤 참가기록 보유를 확인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기회에 풀코스를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물론 자격증 취득하는 목적으로 풀코스를 뛰는 목적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지금까지 또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대회를 나가면서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었고, 아직 뛰어본 적 없지만 풀코스 마라톤같이 몸을 많이 사용하면서 무리가 올 거 같은 대회라면, 이왕이면 대회 운영 등.. 규모가 큰 대회를 참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골드라벨 규격이라는 동마가 제격이라고 생각.

2. 마라톤 준비 (장비)

  • 풀코스 준비를 하나도 안했다ㅠ 남들은 계획을 세워서 풀코스 완주 100일 프로젝트, LSD, 인터벌 등.. 열심히 하는데 나는 트레일러닝과 등산만 했다ㅠㅠㅎㅎ
  • 우연찮게 3주전에 42195클리닉 게스트를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날은 인터벌 훈련이었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신기하면서도 내가 왜 왔을까 생각들게 하는 훈련의 강도는 결국 부상을 당했는데 병원에 가니 종아리염좌. 그동안 트랙에서 제대로 뛰어본 적도 없었고, 페이스 감도 안왔고, 따라하다 몸에서 받쳐주질 않으니, 어쩌면 부상은 당연지사ㅠ 결국 동마까지 3주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물리치료/충격치료를 받으며 회복에 집중했다.
  • 런닝화는 ON Korea 에서 이벤트에 당첨된 클라우드를 선택하고 평소에도 신고 다니면서 적응을 했다. 대회때는 물집도 안잡히고 확실히 로드에서 장거리용으로 발이 편해서 너무 좋았다.
  • 큰 맘먹고 선글라스도 지르고, 나머지 용품은 늘 평소에 착용하면서 적응이 끝난 것으로 준비 완료! (대회 나갈때마다 뭔가 하나씩 계속해서 지르게 된다ㅠ)
  • 참가자가 워낙 많아서, 보유기록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누는데, 서브3는 명예의전당 그룹이라고 맨 앞에서 출발하고, 그 외는 알파벳순으로 E그룹이 가장 마지막인 듯.. 나처럼 기록이 없으면 모두 E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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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라톤 준비 (식이요법/페이스)

달리기를 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인터넷과 주변사람들로부터 공유가 되고, 내가 찾아보게 된다. 중요한 거는 그것들이 사람마다 틀릴테고, 나한테 맞을지도 의문이라서, 따라하면서도 나와 가장 잘맞는 루틴을 찾아보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카보로딩이라고 달리는 에너지의 원천 글리코겐을 축적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해서 쌓아둔 다는 것도 사실 내 몸속에 글리코겐을 얼만큼 담을 수 있다는 건지도 모르겠고, 일단 주변에서 주워들은대로 따라하는 시늉은 하는데, 이게 맞는지도 모르겠고ㅠ 일단 했다…

  • 마라톤 2주 전부터, 매일은 아니지만 워터로딩 시도 (물을 하루에 3리터씩 섭취) 식단은 딱히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비중을 늘렸다. (유승엽선수는 소고기만 먹는다는데, 나는 선수가 아니니까)
  • 마라톤 3일 전, 탄수화물을 평소보다 많이 먹음(쌀밥, 밀가루빵, 면요리) 카보로딩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여튼 소프트하게 카보로딩
  • 마라톤 전날, 조각 케잌 먹고 잠.
  • 페이스 계산을 하기 어려웠다. 평소에 산만 다니면서 연습도 제대로 안하고 340 (5:14/km)욕심을 기대했다. 평소 나의 10km, 하프 기록을 바탕으로 꾸준히 달리면 충분히 나올거라 생각했으나, 42.195km를 같은 페이스로 뛰는건 나에게 무리였다. 더구나 풀코스 마라톤을 뛰어본적이 없어서, 페이스 조절의 경험이 전혀 없다.
  • 10km를 1시간씩 꾸준히 달린다고 생각하면서, 페이스 계산기로 나온 결과는 4시간 10분, 조금 욕심 내서 4시간 완주가 목표, 첫 마라톤에 너무 과한 거 아닌 가 싶었지만, 목표는 서브4 고고

4. 동마 풀코스 당일 루틴

  • 4:30~ 기상 후, 레드불 1캔 먹음.
  • ~4:50 아침으로 조각 케잌 + 편의점 죽 + 레드불 1캔 또 먹음.
  • 5:20~ 지하철에서 에너지젤 1개 + 레드불 1개 먹으면서 광화문으로 이동. (여기까지 레드불3개로 몸에 카페인을 투여했다.)
  • ~6:20 광화문 도착. 갑자기 신호가 와서 화장실을 찾아서 응가를 했다ㅋㅋㅋ (화장실 사람 너무 많아서 다른 빌딩 건물로 찾아감)
  • ~8:00 아더스크루와 함께 모여서 사진도 찍고, 준비운동 하면서 예열하고 출발전까지 대기

5. 완주 이야기

  • 갑자기 쉬가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ㅠㅠ 출발전에 긴장했는지, 아침에 먹은 레드불이 다 배출되려는지 화장실을 또 갔다왔는데, 출발은 언제한거야? 우리 아더스크루 다 어디갔어? ㅎㅎㅎ 안보여서 당황
  • 이왕 이렇게 된 거 뒤에서 편하게 달리자 마음 먹고, 마인드 컨트롤! 긍정~~~ 내 생애 풀코스 오늘 완주한다!
  • 5km 통과할 때마다 기록이 측정이 되었는데, 5km(21분), 10km(44분 44초) 까지 평소 페이스대로 나왔다. (후반에 느려질테니까, 초반에 기록을 당기자 생각하면서..)
  • 달리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일까, 페이스 오버였을까. 하프(1시간 35분) 기록이 나왔다. 50초 줄이는 거도 힘든데, 하프마라톤 대회 기록보다 5분이나 당겨졌다. (비공식이지만 하프거리 신기록 달성ㅋㅋ)했다고 좋았던 기분도 잠시,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후반에 분명 페이스 유지가 쉽지 않을텐데…후반에 얼마나 퍼지려고…
  • 25km 까지는 22-23분으로 꾸준히 달렸는데, 30km(24분), 35km(27분), 40km(28분) 역시나… 페이스가 점점 느려졌다. 그래 조금 느리게 걷더라도, 멈추지만 말자 생각하면서 속으로 ‘잘하고 있다’고 주문을 걸었다.
  • 그렇게 계속 시간이 지나면서 종합운동장 입구까지 왔고, 아더스크루를 포함한 크루응원존을 지나게 되었다. 마지막 트랙을 돌면 되는데 여기는 아수라장이다. 10km 주자와 뒤섞이면서 뛸 수가 없었다ㅠㅠ 조금만 앞에 가면 골인인데, 왜 다 멈춰있는거지. 내년에는 개선되기를…
  • 그래도 3시간 28분 20초로 골인이다. 목표했던 서브4를 달성해서 너무 좋다. 기쁨과 함께, 빨리 회복해서 1주일 뒤에 부산에서 열리는 50km 트레일러닝 대회에 나가야하는데 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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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서포터즈

  • 늘 응원해주는 주변에 좋은 사람들, 달리기 하는데 도움되라고 선물받은 용품, 이벤트로 당첨된 신발까지…
  • 동마 목표를 세워놓고 연습을 한것은 아니지만, 달리기를 안한 것은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로드가 아닌 트레일러닝 한다고 산에서 뛰었던 것이 꾸준히 후반에도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 않게 달릴 수 있는 체력을 키워주었고, 정기적으로 가로수길 온러닝, 이태원 아디다스 런베이스, 서울숲 굿러너에서 운영하는 정기러닝에서 함께 달렸던 것이, 달리는 감각을 유지해준 거 같다고 혼자 보고서를 써본다.
  • 달리기를 더 잘하고 싶어서, 1월 스파이더 러닝 프로그램(4회), 2월 오픈캐어에서 3회 레슨을 받았고, 더 재밌게 운동하고자 아더스크루에도 가입하고, 아주 많은 도움과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7. 반성

  • 초반과 종료부분의 참가자들의 병목현상으로 속도를 내기가 힘들거나, 달릴 수 없어서 기록이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다른 참가자도 동등한 조건이므로 아쉬워하지말자.
  • 달리기는 진짜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ㅠㅠ 더 욕심이 생긴다. 더 열심히 해서 다가오는 중마, 춘마 풀코스도 잘 뛰고 싶다!
  • 연습, 연습 또 연습.. 그런데 나는 로드보다 트레일이 더 재밌는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