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하이원스카이러닝 완주 후기 (42km)

2021-10-17 by real21c

참가 에피소드

  • COVID-19는 우리 생활을 많이 바꿔놓으면서, 나의 취미생활 달리기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무엇보다 대회장에서 사람들과 하하호호 즐겁게 놀 수 있는 현장이 그리웠다.
  • 토요일 결혼식을 갔다, 일요일 대회장으로 200km 넘는 거리(왕복 400km 이상)을 운전으로 가는 게 피곤하다 생각들었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버스로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불안한 마음보다 몸은 피곤해도 마음이라도 편하고자 이동거리 수단은 운전으로 채택.
  •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를 참석하는만큼 여행가는 설레임으로 즐겁게 다녀오겠다고 다짐!
  • 얼마만의 대회 참가인지, 앞으로 열리는 대회들은 하이원 스카이러닝처럼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참가인원, 출발시간 등.. 여러가지를 통제하면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High1 Skyrunning 공식 포토

대회 준비

  • 발목을 접질린지 1개월 정도 지났지만, 강북5산 종주를 통해서 테이핑을 하고 40km 정도는 통증없이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하이원 스카이러닝 대회를 3번이나 참가하면서 코스정보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강약조절을 잘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 그런데 스트레칭을 하면 아직 통증이 느껴지는 게 불편하다ㅠ 20일정도 운동을 못하고, 대회 일주일전 불수사도북 강북5산 종주를 한 게 무리가 된 거 같다.
  • 만약 COVID-19 확진자 증가로 대회가 1개월 연기되지 않았다면, 부상을 이유로 대회는 취소했을텐데…
  • 덕분에 발목 부상을 극복하고자 남이 해주는 테이핑이 아닌, 스스로 하는 테이핑을 공부하고 터득하며, 집에서 달리기를 할 때마다 테이핑을 복습 또 복습!
  • 대회 목표는 최근에 참가한 2019년 대회 기록(5시간 15분)보다 빨리 들어오기, 내심 5시간 안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바램.
  • Strava 유료회원의 경우, 러닝 구간 코스별 시간(순위)을 조회할 수 있는데, 하이원 스카이러닝 구간별 코스 참가자들의 시간대별 기록을 조회하면서, 이 시간에는 통과를 해야겠구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 대회당일 한파뉴스로, 갑작스레 동복이 필수장비에 추가되었다. 동복을 입고 달리거나, 가방에 넣고 뛰거나 고민을 했는데, 일단 아침에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챙겨갔다.
  • COVID-19 시국이니 주로에서 절대로 마스크를 벗지 않기! 평소에도 달리기 할 때는 마스크를 늘 착용했기 때문에 호흡적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하여 마스크를 하나 더 챙겼다.

대회 전날밤

  • 하이원 대회는 리조트가 숙소라서 너무 쾌적하다. 편의점은 밤 9시까지 운영. 아침에 먹을 북어국과 주전부리들을 사고, 배달의 민족으로 피자와 치킨을 시켜서 형들과 함께 먹었다.
  • 잠을 푹 자야하는데, 집 떠나면 잠이 오나, TV보고, 폰하고, 수다떨고, 대회날 착용할 장비를 점검하고 겨우겨우 잠을 청한다.

대회 당일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서 배변을 시도. 나의 대회 루틴이기도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시원하게 못했다ㅠㅠ
  • 창문을 열어서 날씨를 확인해보니 한파치고는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나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가볍게 상하의 모두 하복으로, 그리고 팔토시를 착용하기로 결정!
  • 찬물과 더운물로 번갈아가면서 샤워를 하고, 테이핑까지 완료. 편의점에서 사온 북어국을 먹고, 따뜻하게 달달한 믹스커피도 한 잔 하였다.
  • 동복은 가방에 넣고 달리기로 했는데, 절대로 꺼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지퍼팩에 압축을 잘해서 담았다. 춥지 않게 계속 땀을 흘리면서 달려보자고 전투의지!
  • 가방은 2개를 가져왔는데, 아침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원래 계획대로 기록을 내고자, 아내의 살로몬 가방을 빌렸다. 100g 경량이라 매우 가볍다.
  • 에너지젤은 30분마다 1개씩 섭취하는 것으로 전체 10개, 물통에는 양쪽에 한모금 마실 수 있는 양만 채웠다. CP3까지 급수 충전 없이 빠르게 달리는 게 목표였고, 가볍게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달리기할 때 거슬릴 수 있는 스틱도 뺐다.

출발

  • COVID-19 때문에 출발시간으로부터 5분 간격으로 참가자를 나누어서 출발! 나는 8시 출발을 신청했고, 평소와 다르게 출발선과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요즘 한창 재밌게 보고 있는 제제트레일러닝 님하고 처음으로 대화를 하면서 긴장도 풀고고, 출발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 대회디렉터 망키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출발.

CP1

  • 초반부터 전력의 80%? 힘으로 달렸다. 심박수를 너무 올리면 젖산이 쌓여 힘들어지겠지만, 산 입구에 들어서면 1명만 다닐 수 있는 좁은 주로이기 때문에, 자리 확보를 해야 남은 거리를 편하게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자리 확보를 위해 치고 나갔지만, 입상권 주자들은 10m 앞에 있었고, 나는 두번째 선두그룹에 포함되어 달리고 있다. 점점 입상권 주자들은 눈앞에서 사라졌고, 나는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면서 달리면 되겠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나는 입상권 주자도 아니고, 입상이 목표도 아니기때문에 따라갈 이유가 없다.
  • 오르락 내리락 트레일 코스를 빠져나와, 계속 업힐을 달리다보니 CP1 도착. 28분 53초.
  • 응원하는 사람이 없으니 뭔가 어색하다. 그동안 응원받으면서 달린게 정말 엄청난 에너지가 되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감사함을 떠올린다.
  • 나에게 CP1은 그냥 지나치는 곳일뿐, CP2를 향해 바로 달렸다.

CP2

  • 목도 마르지 않았고, 날씨가 선선해서 땀도 바로바로 마르고 달리기에 너무 쾌적하고 좋았다.
  • 그런데 CP2 에 가까워질 수록 갑자기 눈보라가 내리는 거 같다. (나중에 물어보니 스키장이라서 인공눈?) 여튼 이 구간은 추워서, 땀을 내고자 더욱 멈출 수 없이 전진을 했다.
  • CP2 도착. 43분 1초. 요맨형이 반갑게 맞아주셨는데, 인사만 하고 다시 CP3를 향해 달렸다.

CP3

  • 아니 그런데 앞에 달리시던 분께서 갑자기 잘못된 길로 가시는 것이다. 나는 바로 “거기 길 아니에요” 하면서 바로잡아주었고, 그분은 뭔가 멘붕이 오신 거 같았다. 유투브 촬영하시는 거 같은데, 알고보니 체체체가 달린다 채널에 나오는 강코치님이셨다.
  • 여튼 이제는 계속 무한 다운힐인데, 여기를 신나게 달려야하는데 발목상태가 완벽치 않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그래도 1명씩 따라 잡다보니 어느새 7번째로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 순환코스라서 선수가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등수를 알 수 있다. 나의 예상치 못한 등수가 오버페이스로 후반에 퍼지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다.
  • CP3 도착 1시간 23분 44초. 이곳에서 양쪽 물통에 물을 가득채우고 서둘러 떠났다.

CP4

  • 이제 신나게 내려온만큼 CP4까지 다시 올라가야한다. 나에게 가장 취약한 업힐. 경량을 목적으로 스틱을 포기했기 때문에, 허벅지에 의존해서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는 방법뿐, 올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 CP4 근처의 갈림길 스텝에게 어느 참가자분이 항의를 하고 있다. 본인이 코스를 숙지하지 못한 거 같은데, 왜 스텝한테 뭐라는지 모르겠다. 어제는 참가동의서를 쓰는 곳에서 어둡다고 전등을 안갔다놨다는식으로 시팔저팔 욕하는 꼴불견 러너들도 있었다. 내 주변에 그런 분은 안계신데, 다 그런건 아닌데 저런분들은 대부분 십중팔구 나이 많으신 막무가내 어르신들이다.
  • CP4 근처에서 아미노바이탈 젤리도 1개씩 챙겨주었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냉장고에서 꺼내먹는 느낌이다. 시원하고 목넘김이 좋았다.
  • CP4 도착 2시간 23분 45초. 너무나 반가운 무경이, 물 채우는 것을 도와주려고 하는데 거절을 했다. 마음은 고맙지만ㅠ CP업무 바쁜데 굳이, 서둘러 물을 채우고 CP5를 향해 달린다.

CP5

  • 아직까지는 괜찮다. 6월에 달려본 기억으로는 매우 지루한 구간이고, 뜨겁고 더워서 걷뛰를 많이 했던 기억인데, 10월이라 그런지 선선하고 달리기 좋았다.
  • CP5 도착 2시간 59분 52초
  • 이제 목표했던 5시간 안으로 들어오려면, 2시간동안 남은 거리 18km 를 달려야 하는데, 힘들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일단 CP5를 서둘러 가보자면서 움직였다.
  • 가방안에 있는 쓰레기(젤봉지)를 CP쓰레기통에 비우고, 다시 출발한다.

CP6

  • CP6은 42km 참가자만 갈 수 있는 곳이다. 고립된 CP, 외로움의 싸움.
  • 여기서부터 허벅지가 조금씩 올라오려는 거 같다. 뭔가 스피드를 내면 쥐가 올 것만 같은 느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힘든 코스, 아 힘을 내는 게 쉽지 않으니, 체력의 한계가 슬슬 오는 거 같다.
  • CP6 도착 3시간 45분 19초
  • 아마 선두권은 지금쯤 완주했을 거라는 생각도 하면서, 나도 서둘러 출발한다. 내려왔던 곳을 다시 또 올라갈 생각을 하니, 남은 거리 11km 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

CP7

  • CP7까지 길은 정말 힘들었다. 일단 주로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중간에 소변이 마려우면 안보이는 곳에서 해결 하기는 편했다ㅎ
  •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길은 지루하지만, 끝자락에서 이곳을 달려오는 다른 참가자들을 마주하면서 화이팅을 서로 외쳐주고, 에너지를 충전해본다.
  • CP7 도착 4시간 41분 16초
  • 남은 거리 4km정도인데 이미 에너지를 많이 쏟았고, 산에서 20분동안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한 코스에서 12km, 20km 참가자들을 계속 마주치면서 병목구간이 생긴다.
  • 부상없이 무사완주 하는것으로 목표를 변경했다.

FINISH

  • 지루함 끝에 5시간 12분 58초, 부상없이 무사 완주에 성공이다.
  • 발목 컨디션이 조금 좋았더라면 아쉬움도 있지만, 개인 기록을 갈아치운것으로도 만족스럽다.
  • 아내는 하프코스에 참가했는데, 나는 같이 못달려서 내심 미안했다. 잘 달리고 있는 것인지 계속 궁금하고, 다른 사람들도 어디쯤인지, 잘 뛰고 있는지… 장비를 정리하고, 밥을 먹으려는데, 어랏 아내와 드디어 전화가 연결되었다. 이미 밥을 먹고 있다고 어디로 오라고… 그렇게 상봉하였다.
  • 아내도 무사완주를 하였다니 마음 한구석에 걱정과 미안함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 내년에도 대회를 나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꼭 SUB5 를 하고 싶다.

결과

  • 2021-10-17(일)
  • 강원도 정선군 백운산-운탄고도 일대
  • 한파치고는 춥지 않았다. 오히려 달리기 좋은 쾌적한 날씨
  • 42km
  • 5시간 12분 58초 (7:20/km)
  • 최종순위 21위(전체 224명)

출처: High1 Skyrunning 공식 포토
레이스 구간별 기록

역대 결과

  • 2021년 42km - 05:12:58
  • 2019년 42km - 05:15:07
  • 2018년 42km - 05:44:46
  • 2017년 42km - 07:50:36